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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메비스폴 시드람이 아닌, 또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 그들이 사는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비슷하다. 차이점을 하나 하나 따져본다면 무수히 많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아무도 꿈을 꾸지 않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꿈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잠을 자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며, 어떠한 현상도 경험하지 않는다. 잠이 들면, 그냥 잠이 드는 것이다. 아무것도 보지 않고, 느끼지 않는다.
- 그런데, 사실은 이 세계에도 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니, 그들은 누구보다도 꿈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바로 꿈 전달자들이다.
- 꿈 전달자들은 모르페우스 가문의 사람들로, 메비스폴 시드람의 생명체들에게 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꿈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없다. 꿈이 만들어지는 곳은 모르페우스 가문이 소유한 한 건물의 지하실이다. 지하실은 어둡고 넓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으며, 어떤 원리로 그곳에 꿈들이 쌓이는 건지 알 수 없다. 단지 그곳에 쌓이고 모인 꿈들을 메비스폴 시드람의 생명체에게 보낼 뿐이다. 모르페우스 가문의 이 전통은 수백년간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에, 이 일을 거부할 수는 없다.
- 사실 꿈 전달자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한 가지는 꿈 전달자이고, 다른 한 가지는 악몽 전달자이다. 꿈 전달자는 지하실에 쌓인 꿈을 전달할 뿐이지만, 악몽 전달자는 꿈의 내용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악몽 전달자의 능력은 간단하게 무효화된다. 꿈 전달 대상이 드림 캐쳐를 걸어두면, 악몽 전달자가 변화시킨 내용이 대상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지하실에 쌓여 있던 꿈의 내용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런 단점이 있더라도, 악몽 전달자에게는 꿈 전달자에게는 없는 능력이 있는 셈이다.
-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꿈 전달자의 인원은 8명으로 유지된다. 꿈 전달자와 악몽 전달자의 비율은 1:1로 유지된다. 보통 한 세대에서 2~4명의 꿈 전달자가 지정된다.
- 이 세계의 시간은 메비스폴 시드람과 다르게 흘러간다. 꿈 전달자들이 자주 바뀌면 메비스폴 시드람의 생명체들이 꿈을 꾸는 것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인지, 이 세계는 메비스폴 시드람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이곳에서 1분이 흐르는 동안 메비스폴 시드람에서는 1시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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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세대의 꿈 전달자는 드리아이다. 그는 남동생 둘과 여동생 하나가 있는 장녀이다. 그는 현재 25세이며, 꿈 전달자가 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그의 눈은 보랏빛으로, 꿈 전달자를 상징하는 목걸이의 보석과 같다. 그는 이 색을 싫어한다.
- 드리아는 악몽 전달자가 되고 싶었다. 그는 꿈 전달자와 악몽 전달자의 선악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더 많은 능력을 갖고 싶었다. 자신이 장녀이기 때문에 당연히 악몽 전달자가 될 거라고 믿었다. 자신이 꿈 전달자가 되기도 전에, 남동생이 악몽 전달자가 되기 전까지는.
- 드리아는 어릴 때부터 매우 성실하게 살아왔다. 언제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였으며, 아픈 것이 아니라면 수업에 지각하는 일은 없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이었고, 공부 외에도 몇 가지의 악기를 연주할 줄 알았으며, 항상 규칙적으로 운동했다. 그가 매우 친절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인간관계가 나쁘지는 않았다. 드리아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 이유는 장녀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모르페우스 가문의 어른들에게 잘 보여서 멋진 악몽 전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20세가 된 그는 명문 대학교에 합격했다. 최고의 학교는 아니었지만, 학교 이름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런 학교였다. 그 대학교는 본가와 멀었기 때문에 드리아는 자취를 하게 되었다. 그는 대학생이 되어도 성실한 생활을 계속하며, 방학 때마다 가족들을 만나러 왔다. 가족들과 사이가 매우 좋았던 그는 대학교가 집과 멀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드리아는 가족들에게 자주 연락했고,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가족들과의 친밀한 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 그 확신은, 드리아가 23세였던 해에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그 때의 드리아는 중요한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끝없는 과제에 시달리느라 가족들과 연락하지 못했다. 여름 방학이 되어서야 겨우 여유가 생긴 그는 곧바로 본가에 갔다. 한 악몽 전달자, 그러니까 그의 친척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 본가에는 그의 가족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의 동생들도 마침 그 때 여름방학이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드리아를 반겨 주었다. 그 순간, 드리아는 선명한 붉은 빛을 보았다. 그의 남동생 마레의 손에서 빛나는 것은, 분명히 악몽 전달자를 상징하는 반지였다. 가족을 만난 행복감이 가득하던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었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마레를 밀쳐냈다. 결국 드리아가 내뱉은 첫 마디는 “다녀왔어”나 “보고 싶었어”도 아닌, “이게 뭐야?” 였다. 부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레의 손목을 강하게 붙잡고는, 반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방 안은 뜨거운 여름 햇살로 가득 차 있었는데도,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은 듯 했다.